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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미국 대학 이야기 5 - 전공 선택 & 학석사 (BS/MS) 같이 따기

Drexel 대학을 처음 지원했을 때 Nursing (간호학)으로 전공을 선택했었다. 갑자기 Engineering (공학)으로 전공을 바꾸고자 마음을 먹었다. 공대에도 세부 전공이 있지만 지원할 때는 미정으로 제출했다. 지원한 전공을 바꾸고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보던 중 BS/MS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다. BS/MS를 간략이 얘기하자면 5년간 학교를 다니며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동시에 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원서에 BS/MS를 같이 지원할 수 있고, 지원 결과가 나올 때 이 프로그램에 Pre-approved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결과가 나온다. Pre-approved 되었다고 해서 다 BS/MS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학교를 들어가고 일정 조건이상을 만족해야 지원이 가능하고 이 프로그램을 들어갈 수 있다. 

 

1학년 때는 보통 교양과목들을 많이 듣기 때문에 대학을 좀 다니며 세부 전공을 선택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들은 AP Credit과 Dual Enrollment Credit 이 많이 있어서 교양과목을 거의 다 건너뛰었더니, 1학년 1분기때 전공을 선택해야 그다음 분기 수업을 뭘 들을지 정할 수가 있다며 Advisor 가 빨리 전공을 선택하라고 했다. 솔직히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무작정 돈을 많이 버는 전공 이런 식으로 검색을 했었다. 검색을 하다 보니 한국에서는 취업이 잘 된다는 전화기라고 불리는 전공인 전기전자, 화학공학, 기계공학을 알게 되었다. 그중 어떤 전공이 돈을 가장 많이 벌까 검색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전기전자가 그래도 돈을 많이 번다고 나와있길래 무작정 전기전자 (Electrical Engineering)으로 전공을 결정했다. Electrical Engineering (EE) 은 Computer Engineering (CE, 컴퓨터 공학)과 같은 학과에 속해있어 이 두 전공을 통틀어 ECE라고 부른다. 사실 진짜 뭘 배우는 곳인지 모르고 일단 선택했고 1학년 때 전공필수 과목들을 듣게 되었다. 그중 나를 이 전공에 머물게 해 준 과목이 Digital Logic Design (디지털 논리 설계)인데, 교수님도 정말 잘 가르치는 분이셨고 배운 내용이 흥미로웠었다. 다른 과목들 중 흥미롭게 들었던 과목이 Programming/코딩 수업이었다. 파이썬이랑 MATLAB을 배웠는데 둘 다 재미있게 배웠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 부전공으로 Computer Science (CS, 컴퓨터 과학)을 선택하게 되었다. 

 

전기전자와 컴공 과목 중 겹치는 과목이 많아서 복수전공을 할 수 있나 알아보던 중 가능하다는 advisor의 답변을 받고, 컴공을 복수 전공하기 위해 대략적인 5년 시간표를 짜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 과학을 부전공이 아니라 석사로 전공을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 BS/MS 프로그램도 활용하기로 했다. BS/MS를 하게 되면 학사 전공과목들과 석사 전공과목들 둘 다 들어야 하기 때문에 졸업하기까지 들어야 하는 과목수가 상당히 많아진다. 내가 지원한 CS 석사는 총 15과목을 추가로 들어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들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보통 석사를 따려면 논문을 써야 하는데 CS는 논문 없이 수업만 듣고 졸업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서 수업을 듣는 옵션을 바로 선택했다. 석사 프로그램을 들어가기 위해선 필수과목들이 몇 개 있는데 부전공을 생각하며 이미 듣고 있었던 과목들과 겹치는 게 많아서 몇 과목만 더 들고 BS/MS 프로그램을 정식 지원할 수 있었다. 전공을 바꿀 때나 BS/MS 프로그램을 지원할 때는 시간표를 대략 짜서 이 플랜이 가능하다는 것을 advisor에서 보여주고 승인을 받아야 되는데, 시간표를 모든 조건이 맞게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정말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봐야 하고, 어려운 과목일수록 미리 들어야 하는 과목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맞춰 플랜을 짜는 게 정말 어려웠다. BS/MS를 하게 되면 학사 과정에서 3과목 정도 덜 들을 수 있도록 졸업 조건을 완화해 주어서 이를 잘 활용했다. 계속 생각이 바뀌고 플랜을 업데이트하다 보니, "최종본_10" 까지는 만들었던 것 같다. ㅎㅎ

 

복수 전공은 1학년 때 컨펌이 났고, BS/MS 는 절차가 바뀌고 지원시기가 있고 이래서 2학년 말쯤에 승인이 났었던 것 같다. BS/MS 승인이 나고 나서 CS 부전공은 과감히 버렸다. 예시로 나와있던 플랜은 석사과목을 4학년 5학년때 몰아서 듣는 걸로 나와있었는데 석사 과목 2-3개를 들으며 학사 전공과목도 같이 들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나누어 들으려고 노력했다. 3학년 1분기부터 매 분기 석사과목 1개 이상을 들었고, Co-op을 하는 분기에도 계속 석사과목을 들었다. 미리미리 듣다 보니 5학년 졸업하기 전에는 들을 과목이 별로 남지 않아서 마지막 두 분기에는 학석사 통틀어 3과목씩만 들어도 졸업 학점을 다 딸 수 있었다. 

 

전공과목 말고도 교양으로 이수해야 되는 과목들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부전공을 딸 수 있을까 하다가 가장 쉬워 보이는 경영학 (Business Administration)을 부전공으로 선택을 했다. 부전공은 6과목 정도 들으면 되는데 어차피 교양을 들으며 이수되는 수업들이라 별로 어렵지 않게 딸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경영학 부전공을 하며 들은 Finance (금융) 관련 수업들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사실 Finance 도 부전공으로 할까 생각했는데 졸업학년에 더 이상 수업을 듣고 싶지 않아서 포기했다. 근데 졸업하고 보니 부전공은 졸업장 어디에서도 언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ㅠㅠ

 

5년 동안 대학생활을 마치고 졸업장 3개를 받을 수 있었다. BS in Electrical Engineering, BS in Computer Engineering, 그리고 MS in Computer Science. 전공 3개에 부전공 1개라니... 참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솔직히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이랬나 싶기도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어차피 다닐 5년 최대한의 효율을 내보자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또한, 석사 학위가 H1B (취업비자)를 받는데 큰 기여를 때문에 (취업비자 이야기는 나중에..ㅎㅎ) 정말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전공을 따고 났더니 더 이상은 학교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