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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미국 고등학교 이야기 10 - SAT, ACT, TOEFL

미국 고등학교나 대학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SAT, ACT, 그리고 TOEFL. 이 시험들은 미국 대학을 지원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봐야 하는 그런 시험들이다. 대학을 지원한 지 5년이 넘어서 성적의 기준이나 중요도가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내가 지원할 당시에는 정말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들이었다. TOEFL (토플) 시험은 미국 유학 2년 차가 끝나고 여름 방학 때 (2015년 여름) 한국에 나와 봤던 시험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문제집과 여러 카페에서 정보를 얻으며 공부를 했던 기억이 있다. 토플은 총 4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Reading, Listening, Writing, Speaking이고, 한 섹션당 30점 만점에 총점 120점이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Reading과 Listening은 감을 점점 잡아서 노트 테이킹 하는 방법을 혼자 만들어 가며 공부를 했고 시험 결과도 좋게 나왔다. 하지만, Writing과 Speaking 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서 여러 템플릿을 찾아가며 공부를 했던 거 같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템플릿을 사용하면 점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뭐 그때는 영어를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하거나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서 템플릿이 아니고서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못 찾았던 거 같다. 유학 2년 차다 보니 아직도 영어가 바로바로 튀어나오는 수준이 아닌 한국어로 생각하고 번역해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했던 시기라 스피킹이 정말 힘들었다.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도 어렵고 더구나 진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게 아닌 컴퓨터에 녹음을 하는 그런 시험방식이라 내가 맞는 말을 하는지 상대방이 내 말을 이해할 수 있는지 조차 가늠할 수 없어 감이 도저히 잡히지 않았다. 내 기억으로는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바로 전인가부터 아마존에서 책을 주문해서 미국에서부터 서서히 공부를 시작해 나갔다. 그리고 한 달반에서 두 달 정도(?) 공부를 하고 바로 시험을 봤다. 도착한 순서대로 줄을 서고 몇 분당 한 명씩 입장을 시켜주었던 것 같다. 시간을 너무 늦게 들어가면 다른 사람들이 스피킹을 하는 시간에 리딩이나 리스닝 문제를 풀 수도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나는 일찍 가서 조용한 환경에서 리딩과 리스닝을 풀었다. 역시나 스피킹과 라이팅은 어려웠다. 너무 지난 일이라 무슨 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는 않지만 고군분투하며 풀었던 기억이 있다. 결과를 받았는데 스피킹이랑 리스닝은 내가 바랬던 것보다는 낮게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점수가 잘 나와주었다. 부끄럽지만 결과를 공개하자면.. Reading: 29, Listening: 29, Speaking: 25, Writing: 25 - 총점: 107/120을 맞았다. 나름 벼락치기 공부를 한 것 치고는 결과가 잘 나왔고 토플은 대학 지원할 때 일정 점수 이상만 넘기면 되는 그런 시험이어서 한 번의 시험으로 만족했다.

 

가장 어려웠고 점수가 안 오르던 시험은 SAT이다. ACT는 SAT 점수가 잘 안 나와서 혹시나 ACT는 더 높게 나올까 싶어 한 번 시험을 본 게 전부이다. SAT는 Old SAT (2016년 3월 이전)에 시험을 3번 보았고, New SAT로 한 번 더 보았다. SAT는 과목당 800점 만점인데 Old SAT는 세 과목이 있었고 New SAT는 두 과목만 봐서 총 2400점에서 1600점으로 점수가 변경되었다. ACT는 과목당 36점 만점에 Composite 점수라고 뭐 평균(?) 이런 느낌의 점수도 36점 만점으로 나온다. 수학은 그래도 한국에서부터 해오던 게 있고, 수능 수학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시험이어서 어렵지 않게 봤고 SAT, ACT 모두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영어... 읽는 것도 싫어하고 쓰는 것도 싫어하는 나에게 SAT 시험은 진짜 사약 같은 존재였다. 기출문제, 문제집, 인강 등등 뭐 별의별걸 다 찾아가며 공부를 했지만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가장 어려웠던 것 중에 하나는 단어였는데 내가 한국에서 배웠던 단어의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들의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들을 읽는 느낌이었고 지문을 읽으면 진짜 반절 이상은 모르는 단어들로 수두룩 했다. 거의 2년 정도를 SAT 기출 영단어 책을 사서 조그만 인덱스카드를 4등분 하여 한쪽에는 단어 다른 한쪽에는 뜻을 써서 학교에서나 어디 가야 할 일이 있으면 항상 들고 다니며 달달 외우곤 했다. 아마 그때 공부했던 단어들이 지금 내 영어실력의 정말 중요한 밑천이 되지 않았나 싶다. 뭐 일상생활에서 그리 길고 어려운 단어를 쓸 일이 많지는 않지만 간혹 쓰인다 해도 뜻을 대충 알거나 유추할 수 있는 정도까지는 된 것 같다. 지금은 영어를 영어 자체로 이해 하지만 유학 초기에는 다 한국어로 번역을 해야 대충 뜻을 이해할 수 있어서 단어를 모르면 해석이 전혀 되질 않았고, 설령 단어를 알아도 해석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마도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맞는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왜 어른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독해 실력이 향상된다는 말을 하시는지 이해는 하지만 지금도 책을 안 읽는다. ㅎㅎ 그래도 한 2년 정도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여러 번 시험을 보았고 그냥 그저 괜찮은 점수까지 받을 수 있었다. 사실 더 이상 공부해도 안 오를 것 같았고 시험공부하는 것도 너무 지쳐서 4번 시험 보고 깔끔하게(?) 포기했다. Old SAT에서 가장 잘 본 점수는 Critical Reading: 540, Math: 800, Writing: 660 - 총점 2000/2400이었고 한 번 본 New SAT에서는 Reading: 660, Math: 800으로 총점 1460점을 맞았다. ACT는 English: 26, Math 36, Reading: 23, Science: 31, Writing: 25 - Composite: 29/36 점을 맞았다. 

 

SAT Subject 테스트도 본 적이 있는데 Math Level I 이랑 II는 800점을 맞았고, Molecular Biology는 750 점을 맞았다. 

 

대학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실력이 늘지 않아 때때로 좌절할 때도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5년이나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시험들이 그렇게 중요했던 시험인가 싶기도 하다. 그때로 돌아가라면 다시는 못 할 것 같지만 정말 치열하게 공부했던 내 노력, 시간만큼은 정말 소중한 기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