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올린 글에서 몇 번 co-op (코옵)을 언급했는데 자세히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내가 다녔던 학교인 Drexel 은 co-op으로 꽤나 유명한(?) 학교이다. 1919년부터 시작해 우리 학교의 co-op의 역사가 10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그만큼 꽤나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이 이루어져 있다고 느꼈다. Co-op은 학교를 다니는 중간에 인턴쉽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미국에서는 보통 여름 인턴쉽을 많이 진행하는데 3개월 정도로 기간이 짧고 유학생들에게는 미국회사의 인턴쉽 기회를 잡는 게 그리 쉽지는 않다. 회사에서 유학생을 뽑지 않는 경우도 있고 뽑더라도 특정 분야만 유학생을 지원해 준다던지 하는 경우들이 있어 영주권/시민권자들에 비해 확률이 많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3학년이 끝나고 하는 여름 인턴쉽에서 return offer (리턴 오퍼)를 받고 졸업 후 인턴쉽 한 회사를 들어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3학년 여름에 잡는 인턴쉽은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인턴쉽 경험이 없으면 Full-time (풀타임)을 잡는데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기 전 최소 한 번의 인턴쉽 경험을 쌓는 게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Co-op은 모두에게나 도움이 되지만 특히 유학생에게는 정말 경험을 쌓기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유학생 신분으로 인턴쉽 기회를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학교랑 연계된 co-op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을 쌓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우리 학교의 코옵은 2가지 옵션이 있는데 4년을 다니며 코옵을 한번 하는 옵션과 5년을 다니며 코옵을 3번 하는 옵션이 있다. 대부분 5년 3 co-op옵션을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나도 3 co-op 옵션을 선택했고 졸업을 하기 위해선 코옵 3번을 필수로 이수해야 했다. 보통의 인턴쉽과는 다르게 co-op은 6개월로 일반 인턴쉽의 2배의 기간 동안 일을 할 수 있다. 즉 3 co-op을 선택한다면 졸업할 때까지 18개월의 경험을 쌓고 졸업할 수 있다. 우리 학교는 분기제로 수업을 했는데 1학년때는 3분기를 다니고 2학년부터 4학년까지는 2분기 (6개월)은 수업을 듣고 나머지는 co-op을 하게 되고, 마지막 학년인 5학년에는 3분기를 다니고 6월에 졸업을 하게 된다. 학생들이 co-op을 하면 수업을 안 듣기 때문에 학생들을 반으로 나눠 절반은 첫 번째 2분기에 co-op을 나가고, 절반은 수업을 듣는다. 마지막 2분기에는 바꾸어서 수업과 co-op을 각각 듣게 된다. 나는 Spring/Summer, 즉 처음에는 수업을 듣고 나중에 co-op을 했었다.
Co-op을 나가기 몇 달 전에 회사들에 지원을 해야 하는데 학교 시스템에 학교와 연계를 맺은 회사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연계된 회사들이 정말 많이 있었는데 잘 모르는 조그만 로컬 회사들, 스타트업들부터 시작해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큰 회사들도 연계가 되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의 전공에 따라 회사 초이스와 직종 그리고 시급이 천차만별이다. 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개발직종) 이어서 시급이 다른 전공하는 학생들에 비해 높았던 편이다. 총 3라운드 (A, B, C)가 있고, 라운드 별로 회사를 지원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라운드가 오픈되면 학교 시스템에 접속해 공고를 읽어보고 관심 있는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된다. A랑 B라운드는 지원할 수 있는 회사 수 가 정해져 있고, C라운드도 정해져 있기는 하나 뭐 회사를 구할 때까지 지원한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처음 co-op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A라운드는 정말 경쟁이 치열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미 co-op 경험이 있는 학생들도 지원을 모두 하기 때문에 A라운드에서는 회사를 못 구하는 경우도 많다. 지원을 하면 일정기간 후 어느 회사가 나와 인터뷰를 보고 싶은지 결과가 나온다. 그 회사들과 인터뷰날짜를 잡고 결과 발표날에 나에게 오퍼를 준 회사 리스트를 볼 수 있다. 한 개 이상의 회사와 매칭이 되었다면 내가 원하는 회사 한 곳을 골라가면 된다. 혹시라도 A라운드에서 내가 원하는 회사와 매칭이 안되었다면 설령 오퍼를 준 회사가 있더라고 B라운드로 가서 도전을 해볼 수 도 있다. 나는 처음 co-op을 지원할 때 인터뷰는 꽤 많은 회사와 보았지만 합격한 회사는 한 곳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운전을 해야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B라운드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B라운드에서는 합격한 곳이 없고 예비로 합격한 곳만 있어서 어쩔 수 없이 C라운드까지 가야 했다. C라운드에 다행히 처음 인터뷰를 본 회사에 합격하여 그 회사를 가기로 바로 결정하였다. 두 번째 co-op부터는 인터뷰를 보는 것도 조금 쉬워지고 오퍼도 여러 개가 와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골라(?) 갈 수 있게 된다.
Co-op을 꼭 학교와 연계된 곳에서만 해야 되는 것은 아니고 외부에서 개인적으로 찾아보아도 된다. 특히 개발직종 같은 경우는 큰 회사에서 여름 인턴쉽을 많이 하기 때문에 여름인턴쉽 오퍼를 받았다면 봄에 할 3개월을 때울 회사를 찾기만 한다면 큰 회사이름을 내 이력에서 올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도 있다. 나는 2학년 때부터 꾸준히 큰 회사에 여름 인턴쉽을 지원했지만 항상 떨어지다가 4학년 여름 인턴쉽을 아마존(Amazon)에서 하게 되었다. Co-op경험이 내 이력서에 있었던 게 외부 인턴쉽을 찾을 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인터뷰할 때 인턴쉽 경험 이런 것도 물어보고 behavioral questions (압박면접) 같은 것도 많이 물어보기 때문에 경험이 있어야 대답할 때 예시를 들기도 편하고 조금 더 수월하게 답변할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co-op 인터뷰를 20군데는 넘게 봤어서 좀 덜 떠는 방법을 터득하고 어떻게 얘기를 하고 질문에 답변해야 하는지 그런 능력들이 길러졌던 것 같다.
Co-op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내 이력서가 화려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지만 다른 방면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Money였다. ㅎㅎ 무급으로 하는 곳들도 있기는 하지만 내 분야는 거의 95프로 이상 유급으로 co-op을 해서 유학생 신분으로 합법적으로 돈을 버는 게 가능했다. 학교 홈페이지를 보니 76프로 이상이 유급이라고 하고 평균적으로 6개월에 $19,000 즉 한화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번다고 통계에 나와있다. 나의 페이 내역을 살펴보자면 첫 번째 회사에서 시간당 25불을 받았고, 두 번째 회사에서 30불, 마지막인 아마존에서 51불이 조금 넘는 돈을 받았다. 역시 큰 회사에서 돈을 많이 준다ㅎㅎ
유학생들은 co-op을 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Work Authorization이다. 유학생 신분으로 일을 하려면 CPT 나 OPT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하는 co-op은 CPT를 쓸 수 있다. 하지만 full-time CPT를 1년이 넘어가게 써버리면 졸업 후 OPT를 발급받을 수 있는 자격을 잃어버려 조심해야 한다. 나는 총 18개월의 co-op 기간 중 6개월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서 part-time CPT를 발급받아 일을 했다. 또한 처음 일한 회사에서 학기 중에도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Pre-OPT (졸업 전 발급받는 OPT)를 사용해 6개월 정도 일을 했었다. Pre-OPT를 쓰게 되면 졸업 후 쓸 수 있는 Post-OPT에서 기간이 차감되기 때문에 (part-time pre-OPT를 하면 총기간에 반절 차감) 잘 생각하면서 쓰는 것이 좋다.
많은 학생들이 co-op을 한 회사 중 한 곳에 졸업 후 full-time으로 들어가 일을 하는데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하는데 나도 co-op을 했던 회사에서 연락이 왔지만 결론적으로는 다른 회사를 가게 되었다. Co-op프로그램을 하면서 5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고 방학도 거의 없는 바쁜 대학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co-op을 통해서 정말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full-time 잡을 구하는 것도 좀 더 쉬워질 수 있었다. 또한, co-op을 시작한 이후로는 일하면서 번 돈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해서 쓸 정도로 돈을 벌었다. 개인적으로 co-op 프로그램은 Drexel의 진정한 메리트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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