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정도 반려묘와 한집에서 지내던 어느 날, 이 아이가 집 뒤 울타리 밖으로 가출을 했다. 가출하기 몇 주 전, 호스트 엄마의 언니가 여행을 가서 고양이를 맡겨놓았었는데, 그때 집에 잠깐 놀러 온 고양이와 우리 집 고양이가 엄청 싸워댔다. 아마 처음 보는 고양이와 생활하려 하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맡겨놓았던 고양이가 집으로 돌아간 며칠 뒤, 우리 집 고양이는 가출을 시도했다. 거실 문을 열어놓은 틈을 타서 밖으로 나간 뒤 울타리 밖으로 나갔다. 저녁이 되어도 고양이가 보이지 않자 고양이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밖에 나갔을까 싶어 밖으로 나갔는데 저녁이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밖을 조심히 둘러보던 와중에, 울타리 밖 어둠 속에서 무언가 반짝였다. 고양이 눈이 어둠 속에서 빛난다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어서 호스트 엄마를 불러, 고양이가 아닐까 하고 물어봤다. 어둠이라 정확한 형체는 보이지 않았지만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울타리 밖은 경사가 져 있어서 호스트 엄마는 위험할 것 같아, 내가 내려가기로 했다. 풀 알레르기가 일어난 적이 있어서 긴 바지, 긴 팔, 장갑 (고양이를 맨손으로 들고 오기 무서워서..ㅎㅎ)까지 챙겨 입고 울타리 밖을 나갔다. 호스트 엄마가 비춰주는 불빛에 의지해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곳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우리 집 고양이였다. 이 아이를 조심히 안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이야기가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며칠 뒤, 이 아이는 또다시 가출을 했고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ㅠㅠ 아마 또다시 울타리 밖으로 가출해 집 뒤 들판으로 내려갔을 것 같다. 그러다 새벽녘 들판에 돌아다니는 코요테에게 잡히지 않았을까..ㅠㅠㅠ 그날 이후론 이 아이를 영영 볼 수 없었다.ㅠㅠ 그렇게 처음 생긴던 반려묘와의 인연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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